2012년 9월 20일 목요일

경쟁자가 나타났다!!

You should never get disappointed or upset when you find out that another research team is working on a similar research question. You should get excited, because it means that both research teams are moving closer to the end goal of some definitive scientific answers. The chances are very high that your research method won't be exactly the same, your research questions won't be exactly the same, and your human participants won't be exactly the same. The fact that other research teams are interested in this topic shows the importance of the research area and strengthens your findings. Perhaps you should be more worried if no one else is interested in your research.
-『Research Methods in Human-Computer Interaction』p8

세미나 준비를 위해서 HCI 연구 방법론 관련 책을 읽다가 위와 같은 문구를 발견했다.
부족하나마 번역해보자면,

"다른 팀이 네가 연구하는 주제와 비슷한 주제를 연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실망하거나 화내지 말라. 오히려 흥분되는게 맞다. 왜냐면 두 팀 모두 궁극의 과학적 답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니까. 두 팀의 연구 방법, 연구 질문, 실험에 참여자들이 모두 정확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팀이 그 주제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은 그 연구 분야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당신의 발견을 더 공고히 하는 것이다. 아무도 당신의 연구에 관심이 없다면 아마 그것이야 말로 걱정해야 할 일이다.
-『HCI 연구방법론』p8

이 부분을 읽는데 딱 스타트업 생각이 났다. 만약 나의 아이디어와 비슷한 것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출시를 앞두고 열심히 준비중인데 먼저 출시된 서비스가 있다면? 혹은 출시하고 나니 카피캣이 줄줄이 나온다면?

무한경쟁 시장에서 존폐의 위기를 계속 직면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경쟁자의 등장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는 굉장히 걱정되고 긴장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확신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길지 않은 스타트업 생활이었지만 지나쳐온 아이템과 그 경쟁작들이 떠올라 간만에 한 번 정리해보기로 했다.

#경험1. Ba***e이와 TV Talk

Ba***e: TV를 보며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 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


  

작년 4월에 초에 ㅌㅈ이한테 이 서비스에 대한 간략한 내용이 담긴 파일을 받았다. 나는 마침 회사를 막 나오려던/나온 상황이었고 '오! 나라면 쓰겠어! 나에게 필요해!'라는 강력한 삘을 받고 전산과 2명, 산디과 1명과 함께 판타스틱한 팀에 함께하게 된다. 퇴사 후 바로 앱 비지니스 기획 교육도 수강하고 모바일 서비스 탐색에 돌입했다. 한국어 교육 양성과정 듣는 중에도 열심히 대전에 대려가고 때로는 서울에 모여 이 친구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핸드 프로토타입이 나올 때 쯤 주변에서 유사한 서비스들이 하나 둘씩 나올 조짐을 보이고 경쟁서비스인 TV톡이 출시된다. 그리고 CJ에서도 CJ E&M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들을 모아 아임온티비라는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재정적 뒷바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두 각자의 삶을 영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 서비스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했다. TV 시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해당 시점에 서비스 이용 접속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빠지는 형태라 서버관련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았고 지속적으로 유지 및 운영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서비스를 여기서 접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서버와 통신이 필요없는 다운받아 쓸 수 있는 가벼운 형태의 앱을 먼저 만들어 보기로 결정했다.(이 때 내가 고마웠던 건 우리가 이 프로젝트가 멈췄다고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브레인스토밍 하고 누구의 의견이든 좋은 의견에 따라 함께 다음 프로젝트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그 이후로도 TV를 매개로 소통하고자 하는 서비스는 줄줄이 나왔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띄게 등장한 서비스는 KTH의 TV토커스였다. KTH라는 이름 있는 회사였고 푸딩으로 성공경험(?)이 있던 터라 언론에서 주목도 많이 해주고 마케팅도 몸사리지 않고 하는 듯 보였다. 그 외에도 꾸준히 TV편성표, 트윗TV, 라이브톡 TV등 유사한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유사한 서비스들이 주목 받으며 등장하는 걸 배가 아프기도 하다가도 우리가 계속 했으면 1등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는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낸 서비스가 없는 듯 한데 (비용대비 수익이 탁월하게 나고 있는 서비스가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탁월하게 잘 한 이가 없어서 일까 아니면 누가 하든 잘 될 서비스 컨셉이 아니었을까.

● 요약
- 해당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을 우리 팀이 가지고 있는지 판단 할 것
- 이전에 없던 서비스의 경우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용할지 알 수 없고 소비자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비용적 부담이 있음
- 뚜렷한 비지니스 모델이 필요함

#경험2. K-POP tweetFLITTO

K-POP tweet : K-POP 스타들의 한국어 트윗을 해당 언어로 번역해 주는 서비스 (앱 내에 K-POP 스타들의 트위터 리스트가 정리되어 있고, 1차적으로 Google 번역을 활용해 영어/일본어로 번역된 트윗을 보여준다. 클라우드 소싱 형태로 사용자가 직접 자동 번역된 트윗을 수정할 수 있고 서비스 내에서 Fantalk을 통해 팬들간의 소통이 가능하다. 더불어 트위터를 활용한 한국어 교육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K-POP tweet을 처음 생각한 건 2010년 안철수 교수님의 '벤처창업의 이론과 실제'라는 수업이었다. 당시 나는 팀프로젝트로 맛집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별도의 개인 프로젝트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일본인용 한국어 교육관련 웹사이트를 기획했다. 주로 팀플에 시간을 활용해야 했기에 개인 프로젝트는 다소 빈약했지만 나름 꿈과 포부를 가지고 준비했던 아이템이었다. 해당 웹사이트의 한 코너로 K-POP 스타들의 트윗을 설명해 주는 서비스를 생각했다.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트위터에 시장조사용 계정을 만들어 전 세계 K-POP 팬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들의 관심이 너무나 대단해서 스타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이해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스타트업위켄드에 참여했다가 난 어느팀에 줄을 서야하나 보고 있던 찰나에 무대에 나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1분이내로 간략하게 소개하는 분들이 멋져보여 나도 즉석에서 신청해서 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개인 프로젝트에서 구상했던 내용은 스타트업위켄드에서 다루기엔 너무 큰 주제였으므로 그 중 한 코너인 트윗 번역만 하나의 테마로 잡고 엘리베이터 피치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팀이 꾸려졌고 2박 3일 동안 함께 열심히 준비해서 가장 적은 인원으로 밤도새지 않고 1등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1등 상금으로 회식을 하고 그 자리에서 이 아이템을 사업화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최종적으로 함께 할 팀이 구성되고 나서 부터 본격적으로 비지니스 적으로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사한 서비스가 개인블로그로 운영된 적이 있었는데 해당 학생이 학교생활이 바빠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그 외에 가장 유사한 서비스는  FLITTO라는 사이트였다. 당시에 웹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우리가 앱을 출시하고 나서 거의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앱을 출시했다. 그 외에도 대형 기획사나 통신사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이 타이밍에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이용하길 바라는 소비자 층이 정확히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진화발전 하는가가 중요했다. FLITTO의 경우 현재 웹사이트가 이전과는 전혀다른 인터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에 맞게 계속 진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요약
- 정확히 소구하고자 하는 소비자 층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민첩하게 진화 발전 해야 함

#경험3. BetweenPair

Between: 커플들에게 둘 만의 비밀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는 모바일 서비스 (사진공유, 채팅, 메모작성, 기념일관리등 가능)



누구나 그렇겠지만 주말에 출근하는 것을 정말 원치 않는다. 그런데 내가 깜짝 놀라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회사에 출근한 적이 있다. 바로 Pair가 출시되었을 때다. (그저 놀란 마음에 회사를 갔더랬다) 비트윈 이전에도 이후에도 유사 서비스는 많았지만 '위협적'이라고 느낀 적은 없었다. 그런데 Pair는 달랐다.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었고 다양한 IT 서비스 돌풍이 일어나고 있는 미국 본토 그것도 Y combinator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냥 두려웠다. '미국에서 유명세를 먼저 타버리면 어쩌지. 그 유명세로 아시아 유저들도 삼켜버리면 어쩌지'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초반 불안감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오히려 꾸준한 비트윈의 성장세에 비해 Pair는 언론에서 많이 다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 런칭 이펙트만 조금 받았을 뿐 비트윈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다. (오히려 Pair 투자자가 Between팀을 만나 'Pair도 비트윈처럼 잘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Between과 Pair를 적절히 섞은 Pairy라는 서비스도 일본 기반으로 나왔는데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닌 거 같다.

사실 최근에 이쪽 서비스(커플 SNS)의 동향을 잘 몰라서 어디가 어떻게 하고 있고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유사한 서비스가 나왔다고 해서 필요 이상으로 긴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VCNC 사장님이 늘 강조하던 "본질에 집중해서 가치를 창출하자"는 말. 그 말이 진리인 듯 싶다.


● 요약
- 과도하게 경쟁자를 신경쓰기 보다 본질에 집중하여 서비스를 발전시켜야 함



■■■ 결론 ■■■

우리는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 어쩌면 함께 갈 수 있는 경쟁자가 있다는 사실이 더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그 만큼 내 연구주제가 혹은 내 아이템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일 테니까.

요즘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어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출시했다. 그런데 나보다 더 탁월한 방식으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룬 서비스가 나왔다. 그렇다면 나는 긍정의 자극을 받아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테고 긴 시간이 흐른 뒤 동반자로 성장했건 (혹은 내가 이뤘건 네가 이뤘건) 어찌 되었건 이루고자 한 뜻이 이루어진 것일테니 행복하지 않을까. 그대로 베낀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런 마음이 안들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