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8일 목요일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

내일이 수능이란다.
나도 아직 수능보던 날이 생생하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다보니 수능을 여러번 본 사람의 회상도 있고 내일 수능 볼 수험생을 향한 응원의 글도 보인다.
수능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이미지 일 수 있지만 눈에 띄는 콘텐츠가 하나 있었다.
바로 소설가 황석영씨가 황금어장에 나와 '개밥바라기 별'의 일부를 이야기 한 내용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사는 거야!
이 말이 내게 크게 와 닿은 이유는 내가 최근에 내가 태어난 이유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 심한 감기에 걸렸다.
중간고사 좀 잘 보겠다고 욕심내서 공부했다.
아마 태어나서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했던 기억은 손에 꼽는 거 같다.
고 3때 수능보기 17일정도 전이었던가. 놀란 마음에 공부를 바짝 했던 기억이 있고.
대학교 때 박지성 만나러 영국 가겠다며 토플 공부를 엄청 열심히했던 기억이 있고.
그거 말고는... 잘 기억이 안난다...
어찌보면 난 좀 비겁했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좋으면 어쩔까 하는 걱정때문에 아예 안하는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안했는데 결과가 잘 나오면 좋은거고,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면 내가 열심히 안해서 그런거니까 합리화 할 여지를 남겨 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했다기 보다는 정말 잘 알고 싶어서 공부했다. 그래서 시험 기간이라 특별히 더 긴장해서 공부한 건 있지만 이번 학기 시작한 이래로 계속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고 보는게 맞다. 나는 내가 이렇게 오래 한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인 줄 몰랐다. 다섯시간이 금방 간다. 조금 오버해서 말하자면 학부 때 이렇게 했으면 고시도 합격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여튼 그렇게 무리해서 중간고사를 치르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야 했다. 그런데 주말에 거칠게 놀고 바로 프로젝트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감기가 걸렸다. 그것도 아주 독하게. 몸살기도 심했고 코감기, 목감기, 두통까지 최악이었다.
몸이 약해지면 정신도 약해진달까.
그래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난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건가.
잘 하고 있는건가.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일까.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뭘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생각들.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이 세상에 행복하기 위해 왔다.'
'그리고 내가 행복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 할 수 있다.'

위의 개밥바라기 별의 일부인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난 요즘 정말 행복한 일상으로 보내고 있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서 안달이다. 부페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이 많아서 느끼는 그런 기분이라고 표현하면 좀 얼추 설명이 될 거 같다.
알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뭐 부터 공부할까 하고 욕심나는 그런 상황!

그리고 개밥바라기 별의 다음 부분이 이거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장에 크게 동의한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비난하는 사람들이 어른이건 동료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귀기울일 필요는 있다) 어차피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고 그 누구의 이익이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 내가 행복해 지기 위해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기 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꼭 더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 치워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잘하는 일을 위해서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건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 하지 않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게 맞는거니까.

StartupDigest 트위터 계정의 프로필에 이런 말이 적혀있다.
"Life is too short to work at a boring company."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삶은 지루한 일,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살기엔 너무 짧다. 아깝고 소중한 시간이기에 행복 극대화를 하며 사는게 맞는거 아닐까.
내가 올해 2월 17일 페이스북에
"하고 싶은 것만 하다가 죽어도 아까운 인생이다 인생이란 내가 누군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므흣 :)"
이런 포스트를 남겼었다.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사는거다.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살자.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
꼬!

/*
자칫 내가 힘든 일은 안하고 놀고 먹고 즐기다 가자는 사람으로 비춰질 지 모르겠는데 그런게 아니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 사람인지 내가 무얼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언제 행복한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게 결국 하고 싶지 않은 걸 때려치는거) 꿈을 꾸고 꿈을 향해 나가는 길이 고생스러워 보여도 본인의 의지로 이끈 삶이라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책과 프로그래밍과 씨름하는게 힘들지만 괴롭지 않은거다!
매일 룸메보다 늦게 자고 룸메보다 일찍 일어나도 행복한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