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4일 수요일

나 혼자서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4월 초에 학과 사람들이 모두 함께 산행을 다녀왔다. 장태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시구가 적힌 여러 팻말들이 줄지어 서있었는데 그 중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하나 있었다.

나 혼자서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저 나 자신만을 가지고
충분히 평화로울수 있어야 합니다.
나 혼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 행복이 아닌
절대 행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도 없이도 누구보다 잘나지 않아도
그런 내 밖의 비교대상을 세우지 않고
내 마음의 평화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나는 그냥 나 자신이면 됩니다.
누구를 닮을 필요도 없고
누구와 같이 되려고 애쓸것도 없으며
누구처럼 되지 못했다고 부러워 할 것도 없습니다.
우린 누구나 지금 이 모습 이대로의
나 자신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 법정스님

너무도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하게 공감했다.

전에 벤처 창업가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 안철수 교수님의 인터뷰도 실려있었다. 그리고 그 중 굉장히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가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얼마전 힐링캠프에 나오셔서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나는 나! 비교 노노~
왜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할까.
사실 이건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단 시작된 뿌리인 부모가 다르다. 따라서 타고난 유전자도 다르며 자라난 환경도 다르다. 살아오면서 만나온 사람도 다르고 읽은 책도 다르다. 먹은 음식도 다르며 들은 음악도 다르다. 인생관도 가치관도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릴 때 보면 꼭 다른 집 아이와 본인 자녀를 비교하는 분들이 있었다.
"옆집 OO이는 수학을 100점 받았다는데 넌 뭐니?"
"앞집 OO이는 영어점수가 20점이나 올랐다는데 왜 넌 못하니?"
이런 논리는 다른 집 부모님이랑 본인을 비교해도 좋다는 것인가?
"옆집 아빠는 200만원짜리 과외 시켜준다는데 나는 왜 안시켜줘요?"
"앞집 가족은 이번 방학때 하와이 간다는데 우리는 안가요?"
이런 말을 해도 좋다는 뜻인가?

타고난 자질이 다를 수 있고 타고난 성향이 다를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것이 우등이든 열등이든 상관없이 그냥 그 자체로 인정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사실 여기서 말하는 우등과 열등도 거의 의미가 없다. 타고난 자질과 환경도 다를 뿐더라 수 많은 다른 요소들이 있는데 획일화된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은 무척 제한적인 의미를 같는다고 본다.

이런 일련의 논리가 발전을 저해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억지로 획일화된 이상향을 쫓는 것 보다 존재 그 자체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이상을 꿈꾸고 그에 맞춰 노력하는 게 더 발전적일 수 있다. 게다가 그것이 더 행복한 삶이지 않을까. 엉뚱한 곳에 억지로 에너지를 낭비하기 보다 꿈과 의지를 갖고 더 열심히 사는것이 더 행복한 삶이 뿐더러 그 노력의 효율도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서로를 인정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돈을 많이 벌고 고학력의 전문직을 갖느냐가 아니라 그 어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대우할 수 있는건 너무 꿈같은 이야기 일까? 대한민국의 성적으로 한 줄 세우기는 학생들의 진정한 꿈과 자질을 발견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사회 지도층(?)의 특권주의가 팽배하는데 일조하고 있지 않은가?

글이 슬슬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은데 내가 프로그래밍 좀 배워보겠다고 하자 뜯어 말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내가 무슨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천재 개발자가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가 뭔지 좀 알아보고 싶다는데 그게 그렇게 안될 일인가.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면 하지도 말라는 식의 논리를 받아 들이기 힘들었다.

처음에 대학교에 들어가서 나도 모르게 남들과 비교하는 나를 마주한 적이 있다.
내가 못푸는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고,
내가 과외로 생활비를 벌 때 차를 몰고 다니며 명품을 사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영어로 힘들어 할 때 이미 3~4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때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면 그들과 비교해서 우울해진다면 나에게 득 될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이런 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면 나도 똑같은 방식으로 나보다 부족한 사람에게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느끼지도 우울해 하지도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실제로 최근 몇년간의 경험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갈 수록 타인과 비교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전에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누군가 무언가 이루었다고 하면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누군가 좋은 회사에 취업을 했다거나 어떤 시험에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뭔가 나만 이룬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런데 내가 간절히 소망하고 이루고 싶은 것이 생기자 그건 그저 다른이의 소식일 뿐 나를 힘들게 하거나 열등하게 느끼게 하는 요소가 아닌 것이 되었다.
설사 내가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룬 사람을 보더라도 엄밀히 말하면 그 누구의 꿈도 나의 꿈과 정확히 같을 수는 없으며 나 역시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사실은 나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지 결코 불행의 대상은 아니게 되었다.

2009년도에 안철수 교수님 수업을 들을 때 '성공'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은 다른 것이라고 자신만의 성공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나온 백지연 교수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다. "지구상에 70억의 인생이 있다면 성공의 정의도 70억개가 있어야 한다"고.

당신의 성공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아직도 문득 이 나이에 이러고 있어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비교에서 출발한 것이다. 인생의 속도도 인생의 방향도 비교의 대상이 아니며 다른 누군가 정해 주거나 일반적 사회의 통념에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다.
앞으로 살면서 나는 더 많은 더 큰 더 심한 비교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도 소소한 비교들을 마주하며 살아왔지만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거나 사회적으로 출세하거나 남편, 자식등 비교의 대상은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고 그 차이는 더 커져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그 누구에게 과시하지 않아도 그 누구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혼자서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엮인 글.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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