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일 금요일

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봐야 할 8가지

오늘 페이스북을 보다 언뜻 어떤 분이 공유한 게시물이 눈에 띄였다.


이제 20대의 끝자락에 서서 그런지 이런 류의 글을 잘 안보는 편인데도 호기심에 눈길이 갔다. 난 몇 개를 하고 몇개를 안했을까.

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봐야 할 8가지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전문은 여기에)
  1. 미치도록 연애하기
  2. 혼자 여행하기
  3.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기
  4. 시원하게 사표 던지기
  5. 혼자 살아보기
  6. 해외로 떠나기
  7. 두려움과 마주하기
  8. 멘토 만나기
언뜻 한 번 쭉 보니 안한게 없는거 같았다.

하나씩 체크를 해보자면 SK건설 퇴사할 때 4번(시원하게 사표 던지기)을 했지만 그 직후엔 7번(두려움과 마주하기)을 피할 수 없었다. 대신 이 일들을 계기로 K-POP tweet 할 때 3번(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기)을 경험했다. 영국에 어학연수 갔던 거랑 일본에 교환학생 갔던 것이 2번(혼자 여행하기), 5번(혼자 살아보기), 6번(해외로 떠나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고 학부, 대학원 시절부터 짧았던 직장생활과 벤처생활을 통해 8번(멘토 만나기)도 이뤘다. 그리고 현재는 1번(미치도록 연애하기)을 몸소 실천하며 3번(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기)과 5번(혼자 살아보기)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번호 순서대로 다시 하나씩 되짚어 보자.

1. 미치도록 연애하기

민철이를 만난지 벌써 4년째다. 그런데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 자꾸 생각난다. 시간이 갈수록 함께한 소중한 추억들이 늘어나고 앞으로 그려갈 미래에 대해 설레이며 그런 현재에 감사한다. '애정전선에 문제 없냐' 혹은 '아직도 그렇게 좋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내 대답은 그렇다. '계속 더 좋아지고 있고 얼마나 더 좋아질지 나도 모른다'

2. 혼자 여행하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 홀로 살아보는 경험 자체가 혼자하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영국에 있을 때 축구 보러 혼자 종종 갔었고 일본 처음 갔을 때 일본어로 숫자도 셀 줄 몰랐지만 무작정 갈 곳을 한 군데 정하고 기숙사 밖으로 나가 그 곳을 찾아가곤 했다. (처음 갔던 곳은 오다이바) 꽃놀이가 한창인데 나 혼자 서성이는게 이상해 보였을 지 모르지만 그렇게 혼자 바다도 보고 박물관에도 가보고 꽃구경도 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3.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기

K-POP tweet을 하던 시절은 정말 짜릿하고 꿀같은 경험으로 몸이 기억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어서 꿈속까지 정말 K-POP tweet 생각만 했던거 같다.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정말 좋았고 (한 명씩 매일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우리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이 한 사람 한 사람 늘어날 때 마다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Google Analytics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접속하고 있는 수치를 볼 때나 감사의 피드백 메일을 받을 때면 정말이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희열을 맛 보았다. 그 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경험 이후로 계속 연관된 경험을 쌓게 되고 공부하게 된다.

4. 시원하게 사표 던지기

내가 사표를 낸게 두번인데 SK건설 퇴사할 때는 말그대로 시원하게 사표를 던졌다. (반면 VCNC를 퇴사 할 때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민했다ㅠㅠ) 원 글에서 보면 시원하게 사표 던지기 부분에 이런 설명이 나온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 맞지 않다고 생각했을 때는 시원하게 그만두는 것도 용기다. 그만둠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고 도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만두지 않는다면 진짜 자신에게 맞는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무조건 참는 것은 미덕도 아니고, 참아왔던 시간은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물론 홧김에 사표를 던지라는 게 아니다. 진지하게, 오랫동안 자신이 이 일을 계속해도 과연 괜찮을 것인지를 생각해본 뒤 시원하게 사표를 내자. 기회는 찾는 자에게 찾아오는 것이지, 참는 자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완전 깨알같이 공감한다. 왜냐면 내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으니까.

5. 혼자 살아보기

이제껏 내가 혼자 산 경험은 모두 기숙사 생활이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아직 혼자 살아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영국이나 일본에 갔을 때 빨래, 청소, 음식 등을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했으니 혼자 살아봤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지금도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청소, 빨래 같은 일이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매일 매일 느끼게 된다. (부작용으로 집에 가면 기숙사 만큼 편치 않다)

6. 해외로 떠나기

당시 대학교에 유럽여행가는 것이 유행(?)이었다. 약간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유럽여행을 갔었다. 그 때 여행에서 돌아와서 들었던 생각은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였다. 대학에 입학한지 갓 1년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대학에 합격한 것이 스스로 대단한 성취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니었다!!!!!!!!!
반대로 여행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깨달음은 '어딜 가서든 잘 살수 있겠다'였다. 태어나서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었는데 현지 음식도 곧 잘 먹었고, 어느 나라 어떤 도시를 가든 빨리 파악하고 빨빨거리고 잘 돌아다녔다. 체력도 믿을만 했고 안전하고 즐겁게 잘 다녀왔음에 만족했다.

7. 두려움과 마주하기

사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두려웠다. 그만 둘 땐 확신에 가득차 있었지만 막상 정해진게 아무것도 없어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내가 괜한 짓을 한거 같기도 했고 참을성이 너무 없는건가 싶기도 했다. 게다가 엄마 마음을 아프게하는 불효녀가 된 것 같아 걱정됐다. 그래도 이 경험이 있었기에 3번(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기)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더 큰 용기를 얻게 되었다.

8. 멘토 만나기

사람마다 '멘토'의 정의가 다를텐데 위키백과에서는 멘토링을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1:1로 지도와 조언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정의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 1:1 지도와 조언이 불가하더라도 멘토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말과 행동등으로 부터 지도와 조언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관계가 '나는 멘토, 너는 멘티!' 이렇게 명시적인 관계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마음 한켠에 멘토를 떠올리며 동기부여 받고 삶의 방향을 잡아 나갈 수 있으면 좋은것 아닐까. (그리고 꼭 인생에 멘토가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This is my way~ 나는 나!'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말이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배움을 얻기에 따로 멘토 리스트를 정한 것은 아니다. 스승으로 생각하는 분들을 떠올려 보자면 대학교 때 스포탈코리아에서 일하면서 한 분의 스승을 얻었고, 경영대학원에서 두 분의 멘토부부를, 그리고 SK건설에서 한 분, 벤처업계에서 한 분씩 만난 거 같다. (블로그 쓰면서 멘토 리스트 확정ㅋ) 그리고 지금 있는 곳에서도 한 분을 찾은거(찾을거) 같다. 적고보니 멘토 부자다. 살면서 이런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운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적고나니 '이 분도 멘톤데? 이분도!' 자꾸 떠오른다. 복받은 사람이도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멘토의 정의를 살짝 다르게 정의했다.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멘토를 찾는 것도 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봐야 할 일이다.
멘토는 꼭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동경의 대상만을 일컫지는 않는다. 자신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걷고 있는 사람 혹은 늘 웃음을 주는 후배 그 누구나 멘토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혼자 우울해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인가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멘토는 내 삶의 앞길을 코치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요즘 세상에 더 들어맞는 정의일지 모르겠다. 멘토는 커녕 속 터놓을 사람을 만나기 힘든 세상이니. 한편으론 내가 이미 누군가의 멘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고민이 있을 때 속편히 나한테 털어놓고 가끔 상담 같은걸 해달라고 할 때도 있으니.

간단하게 쓰려고 시작한 글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몰랐다.

마지막 반전으로 한 단락을 덧붙이자면 이 여덟가지 항목들이 20대가 가기 전에 꼭 해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부정은 두 가지를 내포하고 있는데 하나는 20대가 가기 전이 아니어도 된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20대가 아니라 30대 중반에 다 해보게 될 수도 있고 이미 10대 다 해보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어떤 항목은 평생 안하거나 못할지도 모른다. 두번째 부정은 꼭 이 여덟가지를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본인이 정말 원하고 잘 맞는 직장에 들어갈 수도 있는건 아니겠는가?) 이 여덟가지 역시 누군가에 의한 항목일 뿐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20대도 막바지에 접어든다. 하지만 인생은 20대가 끝이 아니다. 그리고 서른이 되는게 별로 싫지 않다. 만랩 찍고 렙업되는 기분이랄까. (부디 진짜 서른즈음에도 이렇게 생각하길 바라며...)

파이팅!!!!!!! =)

참고링크
베지밀의 Think-aloud. [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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