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디지털 라이프 속 아날로그 이야기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균형 맞추기
IT  자체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고 앞으로 업(業)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날로그의 따뜻함은 무척 소중하다. 많은 IT 기기에 둘러싸여 IT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지만 그 와중에 놓을 수 없는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수성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 종이책이 진리

e-book이 활성화되고 책을 태블릿이나 PC에서 볼 수 있는 기회와 도구들이 계속 발달하고 있지만 종이책이 좋다. 손때가 타는 것도 좋고 - 책이 나이들어가는 걸 보는게 좋음 - 붙여놓은 포스트잇이나 적어둔 메모들도 좋다. 책 뿐만 아니라 전자형태로된 문서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집중해서 읽으려면 출력해서 줄 그으며 읽어야 한다.

#. 출력된 사진만이 추억으로 남는다

사진도 그렇다. 디지털 형태로만 존재해서는 온전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아무리 백업해 놓더라도 출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앨범에 넣어두고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고 넘겨볼 수 있어야 추억처럼 느껴진다. 

#. 손글씨가 제맛

필기도 여전히 손으로 하는 것이 좋다. 회의는 빠르게 적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에버노트에 적어 바로 공유하는 경우가 있지만 수업 들을 때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직 손으로 쓰는 그 손맛이 좋다. 발표자료를 만들거나 긴 글을 쓸 때 먼저 흰 종이나 노트에 개요와 아이디어를 적은 뒤에 장표나 글로 옮기는 편이다.

이렇게 타이핑으로 블로그 글을 적고 있지만 손으로 쓰는 일기를 그만두지 않고 있다. 이 블로그에 거짓을 적는 건 아니지만 정말 더 솔직하고 속 깊은 이야기는 일기장에 손으로 적는다. 손으로 일기를 적으면 필체에 당시의 기분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좋고 한장씩 채워져 가는걸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끔 일기장에 블로그에 적을 내용의 개요를 적어두었다가 다시 보며 블로깅을 하기도 한다.)

편지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대부분 일적인 이유가 많기 때문에 빠르게 주고 받는 것이 - 심지어 첨부파일들도!- 매우 유용한데 손글씨로 적은 편지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한글자 한글자 정성스레 적은 편지나 엽서는 그 마음이 잘 전해지는 기분이다.

#. 만나서 얘기해

온라인 메신저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카톡으로 대화하는 것 보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게 더 좋다. 실제로는 엉엉 울고 있지만 메신저 상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 하는 세상인게 좀 슬프다.

#. 옛 것 혹은 조금 불편한 것에 대한 향수

얼마 전 우산이 고장나서 새로 사려고 알아봤는데 수동우산보다 자동우산이 더 많았다. (이건 적잖이 충격이었다) 3단 자동우산을 써봤는데 무겁고 둔탁할 뿐만 아니라 조작도 불편했다. 여전히 손으로 켜고 끄는 우산이 더 편하고 좋은건 나뿐일까.

그리고 깎아 쓰는 연필이나 색연필이 참 좋다. 사각거리는 기분도 좋고 길이가 줄어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다. 매번 깎아줘야 해서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깎을 수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 깎는 만큼 정이 드는 기분!

과학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준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디지털 치매에 노출되거나 소소한 재미를 잃어가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IT분야에 일을 하게 될테지만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따뜻하게 살고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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