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5일 일요일

[책] 퀴즈쇼

지난 4월에 작성해두었던 글을 이제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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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집을 오가며 지하철 안에서 꾸준히 읽다보니 책을 다 읽었다. 책이 어느정도 재밌었냐면 지하철 안에서 책을 더 읽고 싶은 마음에 목적지가 더 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책을 덮고 회사로 걸어가는 길에 읽은 이야기를 곰곰이 되씹으며 최대한 다시 책을 펼쳤을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복습을 했다.

이번에 퀴즈쇼라는 책을 읽으면서 안좋았던 점이 한가지 있다면 이 책을 읽기 바로 전 김영하 작가님의 ‘말하다’를 읽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님의 팟캐스트를 들은 것도 잘못이었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기분인데, 퀴즈쇼의 이민수에 김영하 작가님이 투영되어 보였다. 이유는 알 수 있지만 자꾸 극중 인물에 작가님이 들어가 보였다. 그래서 이민수의 쌍따옴표의 대사는 모두 김영하 목소리에 대입되어 들렸고 의식의 흐름도 작가님의 의식의 흐름 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교양 수준에 대해서도 되짚어 보게되었는데 어떤 단어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고, 언급하는 작품을 처음 들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작가님의 작품을 다수 언급한 ‘말하다’를 작가님 작품을 다 읽고 다시 읽어봐야 하듯이 이 책도 내가 교양을 좀 더 쌓은 뒤 한 번 더 읽거나 모르는 부분을 하나씩 찾아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깊은 부분을 만나면 책의 귀퉁이를 접어두는데 - 전에는 책에 손상을 가하고 싶지 않아서 포스트잇을 붙이곤 했는데 요즘은 책에 글도 적고 밑줄도 치고 접는 것 쯤은 아무 일도 아닌게 되어 - 이 책 역시 여기저기 접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다 접을 수는 없기에 접는 행위를 아끼고 넘어간 부분이 많다. 그리고 주로 내용적 측면에서 영감을 주는 부분을 만나거나 생각할 거리를 주는 부분을 만났을 때 접어두는데 이번 책에는 표현적인 부분으로 접고싶은 부분도 많았다. 어쩜 이렇게 적절한 단어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묘사하시는지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선택
나는 내가 하는 선택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
나의 결정을 남에게 미루진 않는가
누군가 결정해주질 바라진 않는가
결정을 미루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선택 프로세스를 줄여 다른 의사결정에 집중할 에너지를 아낀다.
마크 주커버그가 늘 회색 티셔츠만 입는 이유로 본인의 모든 에너지를 페이스북을 더 낫게 만드는데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한 적이 있다. 내가 그걸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 무의식적으로 의도했을지도 모르지만 - '뭐 입지'는 매일 아침 정해야 하지만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문제이며, - 민철이에게 조심스레 내가 좋아하는 옷을 여러개 사서 매일 입으면 안되냐고 물어보았지만 그건 지금보다 더 가혹하므로 나도 나름 배려하여 그러진 않음 - 자연스럽게 그쪽에 무신경하게 지내면서 늘 유사한 패턴의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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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그런 거예요. 여자라서 밀리고 나이가 많아서 잘리고 가난해서 대학을 못 가고 한국인이라서 차별받고, 그런 거예요. 그걸 인정해야, 그래야 길이 보일 거예요. 배경도 재능의 일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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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말.

김영하. 작가님 이름을 부모님이 직접 지으셨는지 조부모께서 정해주셨는지 작명소에서 지었는지 - 혹은 본인이 중간이 개명했으려나 - 모르겠지만  이름을 왜 영하라고 지으셨을까. 이름도 뭔가 맑고 강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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