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2일 토요일

[책] 한국이 싫어서

이상한 모임의 독후감 캘린더의 일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http://1225.weirdx.io

달력을 보니 지난 9일에 게시했어야 했는데 신청하면 승인받은 방식인줄 알고 멍때리고 있다가 달력보고 놀란 맘 부여잡고 부랴부랴 작성 시작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위는 블로그 유입경로를 확인하다가 weirdx.io 도메인에서 유입량이 많아 원 출처를 보러 가게되었다가 알게되었습니다. 글 보려고 오셨던 분들께 - 그 분들이 다시 방문하실 진 모르겠으나 ㅜㅜ -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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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알라딘이나 리디북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의 표지가 눈에 띄었다. 뭔가 나의 마음 속 응어리진 한국에 대한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책 제목만 보고 수필인줄 알았다. 언론사 출신 작가가 쓴 글이라는 소개를 보고 수필로 조목 조목 한국사회의 이곳 저곳을 비판한 그런 책인줄 알았으나 이 책은 '소설'이었다. 정확히 내 또래의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처한 상황이나 가치관이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심지어 어떨때는 화자의 말이 내가하는 말과 헷갈릴 정도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그대로 풀어쓴 부분들이 있었다. 만원 지하철을 묘사하는 부분이나, 한국 회사들의 불합리한 행동들, 기득권층의 밥그릇 지키기, 신세한탄하는 직장인등등 여러 부분에서 흥미로웠다. 더불어 생각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환기 시키는 부분들도 있었다. 국외자(이민자)로 사는 삶이 어떠한 것인지, 사람들이 행동하는 이면에 어떤 이유가 숨어있을 수 있는지 등등.

최근에 들은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에 정혜윤PD님이 나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하는 부분이 와 닿았다. 그냥 텍스트만 죽죽 읽어내려가는 나에게 생각할 포인트를 짚어주는 느낌. 그렇다면 <한국이 싫어서>를 읽고 나서 내게 생긴 변화는?

이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려하게 되었다. 이제껏 살면서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우리나라가 아닌 나라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 여러번 고려해 본 적이 있다. 해외에서 일해보는것도, 공부해보는 것도 좋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늘 일정 기간이 정해져있는 그런 형태의 체류였는데 이번에 진지하게 삶의 터전을 제 3국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고려해보게 되었다. 아마 앞으로 어떤 나라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이 나라에 산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게 될 거 같다.

한국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 있고 투표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하고 있다. 더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해야 하는 것일까. 국가 걱정은 뭔가 생각만으로도 답답해지니까 일단 패스.

한국 사회 안에서 나의 삶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현금흐름성 행복'과 '자산성 행복'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다.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그런 행복 자산의 이자가 되게 높아. 지명이가 그런 애야. '내가 난관을 뚫고 기자가 되었다.'는 기억에서 매일 행복감이 조금씩 흘러나와. 그래서 늦게까지 일하고 몸이 녹초가 되어도 남들보다 잘 버틸 수 있는 거야.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그게 엘리야. 걔는 정말 순간순간을 살았지.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중에서
나는 어떤 행복을 취하는 사람인가.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어떤 행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지 알아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자산성 행복에 이자가 낮은 편은 아니면서 현금흐름성 행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그런 가치관이 잘 맞는 배우자를 만나 소소하게 행복을 쌓아가는 삶. 불만 많은 툴툴이가 되기 보다 순간 순간을 즐기면서 장기적으로 그 순간들이 자산성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삶을 살자.

책 말미에 '작가의 말'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글을 쓰는데 인터뷰 도움을 주신 분들과 참고한 블로그, 커뮤니티등에 대해 정확히 언급하고 계신다. 내용 뿐 아니라 표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출처를 밝히고 있는데 놀랍기도 했지만 어쩌면 당연한 것을 많이 안지키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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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강명 작가님 글 읽고 너무 좋아서 신간 '댓글부대' 예약구매해서 읽었습니다. 매우 좋습니다. 대부분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접하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 커뮤니티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힘을 얻고 있는 이 시대에 꼭 읽어 봄직한 소설입니다. 다소 불편할 수 있으나(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노코멘트 할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합니다.

댓글 1개:

  1. 열광금지 에바로드, 표백, 호모도미난스도 추천합니다 ㅎㅎ (장강명 빠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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